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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전향 프로젝트

국비학원의 현실 ( 학원 출신+ 비전공자 )

by 샘오리 2022. 9. 5.

본인소개

먼저 본인은 작년 12월 IT 국비과정을 듣기 전까지는 코딩이 뭔지, Hello World를 치는 것 조차 몰랐던

전형적인 노베이스 문과 졸업생이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학벌과 학점, 그리고 어학이 좋은편에 속한다는 것이었고

선배들도 누구나 들으면 알만한 대기업에 쉽게 입사해서 인지 

졸업 전까지 취업 자체를 크게 걱정하진 않았다. 그게 독이 되어 버렸다.

 

취업의 문은 내가 생각한 것 보다 훨씬 높았고 안그래도 좁아터진 문과생의 취업문은

코로나와 경기 침체로 인해 더욱더 높아졌다.

내가 다니던 학과는 나름 취업보장학과였는데 그 타이틀이 무색하게

학과측에서 연계해주던 대기업들이 줄줄이 채용을 미루거나 취소하면서

반강제적으로 아무 회사나 일단 들어가게 되었고

1년정도 악으로 깡으로 버티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RUN 했다.

뛰쳐나올 때만 하더라도 막연하게 국비 6개월이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학원 커리큘럼대로 열심히 공부하면 나도 네이버 카카오 같은 탑티어 회사는 아니어도

꽤 괜찮은 기업에 취업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며 학원을 알아보게 되었다.

바로 이게 착각이었다.


현실

만약 본인이 노베이스에 비전공자이고 쌓아둔 스펙은 없는데

광고보니 네카라쿠배 취업시켜준다니까 쉬워보여서 별 각오 없이

이 분야에 진입하려고 한다면 뜯어 말리고 싶다. 

광고와는 다르게 현실은 녹록치 않다.

 

학원들이 비전공자여도 국비 6개월 들으면 대부분 수료하자마자

굉장히 좋은 곳으로 취업한다는 식으로 광고를 하고 있는데

이는 절박한 취준생들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 것이라 생각한다.

 

광고가 항상 하는 말이 개발자는 그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어서 누구나 취업이 쉽다고 한다.

뭐 틀린 말은 아니다. 

 

개발자는 예전부터 사이버 3D(dirty) 직업이라 불릴만큼

업무강도가 높고 워라밸이 보장되지 않아서 사람들이 기피하는 직업이었고

통계적으로만 봐도 개발자를 다른 직군보다 더 많이 채용하는 것도 맞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수요는

프로그래밍 경력이 있는 중급~고급 개발자를 말하는 것이지

학원에서 기초수준의 코딩을 배운 코더들이 아니다.

 

학원출신 비전공자가 누가봐도 좋은 기업에 들어가려면

컴퓨터 공학 전공자들은 갖추지 못했으면서

기업이 필요한 어떤 필살기 혹은 차별점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보통은 그 차별점이 없거나 미미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이제는 학원 커리큘럼만 잘 따라한다고 취업할 수 있던 시대가 지났다.

열악한 업무환경과 열정페이를 감수하면서까지 지원을 해도

학원출신 비전공자를 안뽑겠다는 중소기업들이 대다수다.

 

"야 너두 개발자 될 수 있어" 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내가 왜 이렇게 모진 말을 하냐면

내가 그랬던 것 처럼 수많은 취준생들이 미디어를 통해 잘못된 정보에 현혹되어

개발자에 대한 헛된 환상을 품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개발자 하겠다고 들어오는 학생이 100명이라면 괜찮은 곳 가는 사람이 5명 이하이다.


이런 사람이라면 추천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어떤 길을 걸으려고 하는지 확실하게 이해하고

모르는 것을 단기간에 때려 박아야 하는데 꾸준히 학습하는 것을 좋아하고

끈기가 있어서 죽을 각오로 배워서 새로운 것을 빠르게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고

초반에 높은 확률로 입사하게 될 중소기업의 열악한 업무환경과 열정페이를 견딜 수 있다면 

개발자로 첫걸음을 내딛어도 된다고 생각한다.

 

근데 사실 그런 사람이라면 다른 것을 해도 성공할 것 같다.